주성도 나이스정보통신 사장은 올해를 '시련의 한 해'로 생각하고 있다. 신용카드업이 휘청거리고 있어 신용카드 조회 및 결제 승인(VAN)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나이스도 고전을 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어려움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잠정 집계이기는 하지만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주 사장은 파악했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줄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 사장은 올 하반기에도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내리자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신용카드 VAN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 사장은 "위기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업황 침체는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며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차지할 수 있는 몫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 사장은 나이스정보통신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자신한다. 우선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2000년 이후 나이스정보통신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 회사의 점유율은 2000년 9.7%였으나 최근에는 12%까지 올랐다. 재무구조도 동종업계에서 발군이다. 이 회사는 차입금이 전혀 없다. 대신 7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불황에도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이다. 주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업계 구조조정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쟁업체를 저가에 인수·합병(M&A)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타 업체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향후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회사와 가맹점 간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 주 사장은 기업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사업 토대 구축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주주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신경쓸 것이라는 얘기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달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거래 증가를 위해 액면가를 5천원에서 5백원으로 낮췄다. 주 사장은 장기적으로 나이스정보통신의 시가총액이 몇 배 이상 커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가능토록 초석을 다지는 해로 삼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