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시행된 새로운 회계기준이 섬유 유통 등 내수 업종의 1·4분기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분석시 새 회계기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의류 홈쇼핑 등 일부 업종의 1·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발표돼 투자자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비상 걸린 의류업체 제일모직 한섬 F&F FnC코오롱 등은 올해부터 매출 인식시점을 '출고시점'에서 '소비자판매시점'으로 변경해야 한다. 제품이 일단 출고되면 매출로 잡혔지만 올해부터는 출고분 중 소비자에게 판매된 것만 매출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증권업계는 이같은 기준 변경으로 의류업체 매출액은 일정 수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올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일모직은 이같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종전 기준보다 매출이 2백20억원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동원증권 송계선 선임연구원은 "올 1·4분기 의류업체의 매출은 종전 잣대로 해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5% 감소했다"며 "더구나 회계기준이 바뀌어 감소폭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정확한 실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작년과 올해 실적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등 유통업체도 마찬가지 홈쇼핑업체의 매출 인식기준은 판매가액 총액에서 판매수수료로 바뀌었다. 대투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이들 업체의 판매가액 총액 감소는 소비 침체와 함께 새 회계기준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마진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전제품 컴퓨터 등의 방송시간을 줄인 반면 마진이 높은 의류 생활용품 등의 비중을 높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LG홈쇼핑의 가전매출 비중은 작년 4·4분기 35%에서 올 1·4분기 31%로,CJ홈쇼핑은 30%에서 27%로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