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바이(Buy) 인터넷"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NHN 옥션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관이 갖고 있던 물량을 외국인이 대거 걷어가면서 일부 기관은 인터넷주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터넷 랠리는 실적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붐이 일었던 3년전과 다르다"며 "적어도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바이 인터넷' NHN 다음 옥션 3개사는 지난 3월17일 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저점을 찍은 이후 외국인 순매수 랭킹 1∼3위를 독차지했다. 올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기대이상의 실적)'가 나타난 NHN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외국인은 순수하게 8백3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3월 초순 10%선이던 NHN의 외국인 지분율은 단숨에 26.64%(4월 말 현재)까지 뛰어올랐다. 다음과 옥션도 단기간에 2백억원 이상의 순매수가 들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8.6%와 74.7%이던 두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18.4%와 84.6%로 급등했다. ◆ 수그러드는 '버블' 논쟁 올들어 4개월간 네오위즈가 1백89% 오른 것을 비롯 NHN 1백45%,옥션 67%,다음 57%씩 급등했다. 같은 기간중 코스닥 지수가 3.5% 떨어진 점까지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달 초 이후 다시 '거품론'이 제기됐다. '시장 평균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너무 높다','인터넷 기업의 실적 성장이 계속 이어질 수 없다'는 등의 반론이 나왔다. 그러나 '거품론'은 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실적이 고속 성장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치를 오히려 웃돌거나 부합하면서 주가가 더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도 1분기 야후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버블론'을 잠재웠다. 동원증권 구창근 책임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증가율이 업체별로 적게는 1백50%에서 최고 3백%까지 전망된다"며 "시장 평균 PER(6.8배) 대비 1백∼1백50%의 할증률로 부풀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성장세 계속되나 인터넷 업종의 고성장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3년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인터넷 시장이 선두업체의 과점 형태로 재편된 데다 인터넷 유료화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시장은 최근 경기 침체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올 1분기 구매고객수(6백13만명)는 전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도 작년 3분기 7.1%에서 4분기 8.0%,올해 1분기 8.6%로 높아졌다. NHN도 1분기 게임 유료고객수가 월평균 88만여명으로 전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특히 1인당 사용금액은 작년 4분기 4천5백85원에서 올해 6천6백68원으로 급증했다. 네오위즈도 월별 게임 유료고객이 작년 3분기 7만9천명에서 4분기 17만명,올 1분기 22만9천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유료고객 비중이 전체의 5%에 불과해 성장여력은 아직 상당하다는 평가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