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은행업무의 핵심인 유가증권 인수업무(underwriting)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인수시장규모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불과하며 인수수수료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턱없이 낮다. 1일 금융감독원이 증권회사의 투자은행업무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인수시장규모는 283조원이며 이중 증권사가 인수한 규모는 169조원으로 59%에 머물렀고 은행이 113조원으로 41%를 차지했다. 부문별로는 주식과 해외증권 인수는 증권사만 영위하고 있으며 국공채 인수는전문딜러에 의해 이뤄졌는데 증권과 은행의 인수규모는 각각 99조원, 100조원으로거의 같았다. 그러나 회사채 인수규모 78조2천억원중 전체 증권사(33개)가 인수한 규모는 64조2천억원인 반면 산업은행은 13조9천억원으로 단일 금융기관으로 가장 많았다. 회사채 인수업무는 증권과 종금사의 고유업무이지만 산업은행이 지난 90년 은행중 유일하게 인수업 겸영허가를 받은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을 주도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적기관인 산업은행이 회사채 발행시장의 주축이 되는 것은시장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특히 한계 신용등급의 회사채는 거의산은만 인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증권사의 인수수수료가 수탁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미국의 5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인수수수료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로 미국의 6.9%에 비해 매우 낮았다. 아울러 인수경쟁 심화에 따른 수수료 하락 등으로 인해 국내 증권사의 인수업무수지는 지난 99년 4천349억원에서 2000년 3천225억원, 2001년 3천162억원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위탁수수료수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수익기반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며 "증권사가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적합한 경영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