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감안,기업들의 실적전망과 투자의견을 잇따라 낮춰 잡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스가 국내에 상륙하지 않아 실적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ABN암로증권은 최근 대한항공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종전 1만8천원에서 7천원으로 하향했다. 이 증권사는 사스가 한국에 발생할 경우 대한항공의 투자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대우 동양종금 등 증권사들도 사스확산으로 출입국자수와 여객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대한항공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을 낮췄다. 대한항공 주가는 이날 4% 이상 하락하면서 출발했지만 그동안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4% 오름세로 마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사스 여파로 중국 및 아시아의 해상 물동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한진해운에 대해 '시장수익률'의견과 목표주가 9천2백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한진해운 주가는 그동안 해상물동량 수요 증가 등 컨테이너선 경기가 호황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며 "하지만 향후 사스로 인한 물동량 감소라는 불확실성이 있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투증권은 지난 24일 LG석유화학의 2·4분기 주가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UBS워버그증권은 사스와 소비심리 약화를 반영,삼성SDI의 CRT 매출과 마진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격을 종전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내렸다. 한편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휴대폰 업종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김희연 연구원은 "중국내 컬러단말기 수출 호조로 당초 팬택 텔슨전자 등 휴대폰 ODM업체들의 실적이 2·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하지만 사스가 장기화할 경우 2·4분기 실적 수준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