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집을 통해 SK㈜의 1대주주(14.99%)로 올라선 영국계 소버린자산운용(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은 28일 "SK㈜는 SK그룹 계열사들과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할 때가 됐다"며 SK글로벌 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SK글로벌 지원은 SK㈜에도 이익"이라며 소버린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 두 회사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소버린은 이날 '한국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소버린의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SK글로벌에서 문제들이 계속되고 SK해운의 분식회계가 새로 밝혀지는 상황에서 SK㈜ 주주들은 더이상 SK그룹의 스캔들로 고통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SK그룹이 SK글로벌에 대한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밝힌데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소버린은 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회사와의 거래에 관한 원칙 △기업윤리 헌장 △이사회의 구성 및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의 역할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감시역할 등을 요구해 조만간 사외이사 및 감사 파견을 통해 경영을 감시할 방침임을 구체화했다. 소버린은 나아가 "SK㈜의 개혁은 한국에 대한 투자등급 평가에서 '재벌할인(재벌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데 따른 신용등급 감점요인)'을 없애는 첫 발걸음"이라고 주장, 사실상 SK그룹 해체와 SK㈜의 독자경영을 주장하고 나섰다. SK는 소버린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사태이후 계열사들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키로 한 만큼 소버린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그룹 방침과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SK글로벌 지원 반대에 대해서는 "SK글로벌의 정상화가 SK㈜와 주주의 이익에도 합치된다"며 수용 불가의 뜻을 분명히 했다.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 이노종 전무는 "SK글로벌이 청산되면 영업망을 의존하고 있는 SK㈜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소버린이 주주가치 증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SK글로벌 정상화가 SK㈜의 주주에도 이익이라는 점을 적극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