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시인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sell) 코리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에 이어 북핵 위기가 또 다시 고조됨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전자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외자유치 프로젝트에도 비상이 걸렸다. 25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1.72포인트 떨어진 566.63에 마감됐다. 북·미·중 3자회담이 북한과 미국의 강경대치로 사실상 결렬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560선까지 폭락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1천1백61억원어치,선물시장에서 8천5백47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현물·선물시장에서 모두 '팔자'로 일관했다. 코스닥지수도 40.89로 전날보다 2.16포인트(5.01%) 하락,3월17일 (6.4%)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천2백37원80전으로 전날보다 17원40전 상승,지난 9일(1천2백49원80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상승폭은 지난달 10일(19원80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북핵 리스크 고조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나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56%를 기록,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북핵 충격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한국 신용등급 재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28일부터 한국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하기 위한 실사를 시작하고 무디스는 6월께 방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사의 국내 공장과 LG필립스LCD의 파주 공장 등 외자유치도 북핵 위기 고조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