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와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주식시장의 수급구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5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3천8백억원에 달한다. 북핵문제와 아시아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이 외국인의 주식매도를 자극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주가지수선물에서도 대규모 매도(1만5천계약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지수선물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 결과 콘탱고(선물 고평가)를 유지했던 선물가격이 장중 한때 백워데이션(선물 저평가)으로 전환하면서 이날 1천2백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관련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그동안 콘탱고 상태에서 선물을 팔고 현물을 매수했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선물의 백워데이션 전환을 계기로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거래로 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경우 9천억원에 이르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를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고 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일반인은 최근 5일 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7천6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같은 개인들의 대규모 매수세로 인해 고객예탁금 감소는 불가피하며 개인의 체력도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프로그램매수 잔고가 9천억원 넘게 쌓여 있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대형주보다 개별 중소형주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