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미만의 단기 여유자금은 어떻게 굴릴까. 안전하면서도 한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으면 으뜸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빚어진 펀드 환매(자금인출)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증권·투신사의 MMF(머니마켓펀드)가 바로 이런 상품이었다. MMF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초단기 채권형 펀드.일반 채권펀드와 달리 채권시가평가를 적용받지 않는다. 따라서 매일 매일의 금리변동에 따른 펀드 수익률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중도 환매수수료가 없어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보다 금리가 높은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SK글로벌 사건 이후 MMF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님을 고객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우선 SK글로벌 회사채처럼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채권이 부실화될 경우 펀드 수익률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 카드채 위기 때 드러났듯이 편입 채권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돈을 제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카드채를 편입한 MMF의 환매가 지연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증권·투신사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국공채 MMF'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기존 MMF의 위험성을 말끔히 씻어냈기 때문이다. 국공채 MMF란 말 그대로 국고채 통안채 한전채 등 국가 및 정부공공기관이 발행한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MMF다. 회사채 카드채 등 잠재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을 편입하지 않음으로써 펀드의 안전성을 높였다. 그 대신 펀드수익률은 일반 MMF보다 다소 낮다. 국고채 통안채 등의 유통수익률이 일반 회사채나 카드채 등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일반 MMF의 수익률이 4% 이상이었다면 국공채 MMF는 3.5∼4.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기존의 MMF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의 단기상품에 비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은행권의 보통예금 이자는 연 2%를 넘지 않는다. MMDA는 금액별로 금리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은 국공채 MMF가 더 유리하다. 1천만원 이내의 자금을 맡길 경우 은행 MMDA는 연 1% 안팎의 금리를 받을 뿐이지만 국공채 MMF는 3.5% 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면서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한 달여 만에 국공채 MMF로 2조원에 가까운 돈이 몰렸다. 일반 MMF에서 자금이 빠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MMF가 확정금리 상품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가입할 당시 제시수익률(목표수익률)은 대략적인 예상치일 뿐이다. 가령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펀드의 장부가와 시장가격과의 차이가 0.5% 이상 벌어지면 시가평가를 적용,갑자기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위험은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