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채권과 대규모 주식평가손실에 시달리는 일본 대형 은행들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게 낮아졌다. 신뢰도 하락으로 이들 은행의 주가가 올 들어 대폭 떨어짐에 따라 은행주 시가총액에 대한 대형 은행들의 비중이 크게 낮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시가총액에서 지방은행에 추월당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미즈호 미쓰비시도쿄 UFG 미쓰이스미토모 등 4대 은행의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총 5조4천7백30억엔으로 지난해 3월말의 13조1천3백55억엔에 비해 58% 이상 격감했다. 같은 기간 중 도쿄증시 1부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이들 은행그룹의 비중은 4.4%에서 1.4%로 3% 포인트 급락했다. 대형 은행주들의 이같은 위상 추락은 불량채권과 주식평가손실로 은행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진데다 대규모 증자추진이 배당압박 우려로 이어지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4대 은행그룹의 불량채권은 3월말 현재 16조8천억엔에 달했다. 이들 은행은 불량채권 상각처리와 보유주식 평가손실로 올 결산에서 3조3천억엔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자본 확충을 위해 2조엔 규모의 증자를 추진 중이다. 4대 은행그룹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미즈호.감소율이 무려 71.7%에 달한다. UFJ는 시가총액의 66.7%가 날아가면서 지방은행인 시즈오카은행에 랭킹 4위 자리를 내줬다. UFJ의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5천7백87억엔에 머물렀으며 같은 기간 시즈오카은행은 7.3% 감소에 그쳤다. 대형 은행주들의 위상 추락은 기관투자가들이 이들 주식을 계속 내다 파는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시장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시가총액이 큰 업종 주식을 대량 보유해 왔으나 이제 시장전체 측면에서도 대형 은행주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반영,최근에는 기관투자가들이 대형 은행주를 보유자산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