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가 한국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처드 새뮤얼슨 UBS 워버그증권 이사는 18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국제 세미나'에서 "기관투자가중 재벌 계열이 많고 주식보다 채권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 등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와 아시아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 세미나에 참석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수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주가지수를 새로 개발하고 회계제도를 선진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매튜즈 아시아펀드의 폴 매튜즈 회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건을 계기로 한국내 기업투명성은 향상됐지만 이로 인해 채권시장이 동결된 것은 시장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한국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북한문제 △기업지배 구조 △기업정보 미비 등을 들었다. 윌리엄 데일 크리스트 전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관리공단(CalPERS) 회장은 "많은 기관들이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는 프리미엄을 부담하고서라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이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국내에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을 얻는 펀드나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은행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 평가를 통해 신용을 평가하고 여신규모와 금리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