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은 바닥인가.' 국내 1.4분기 어닝시즌의 최대 관심사였던 삼성전자의 실적이 18일 시장 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주가는 이날 4.3%(1만3천원)나 상승했다. 증시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어닝쇼크'라고 표현할 정도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1.4분기 실적이 오히려 바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은 10조∼11조원의 매출과 1조4천억∼1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1.4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는 당분간 30만원선에서 지지를 받는 횡보국면을 보인 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면 40만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 1.4분기 실적이 바닥일까 이날 9조6천억원의 매출과 1조3천5백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한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은 시장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1.4분기중 10조5천억원 이상의 매출과 1조5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IT하드웨어팀장은 △D램가격 하락 △이라크전 발발 지연과 신용카드 문제로 인한 내수침체 △단말기 내수시장의 부진 △SK글로벌 사태와 삼성카드 실적 악화로 인한 비용 증가 △디지털미디어.가전부문과 유통업체의 마찰 등 악재가 동시다발로 터지면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그러나 "이같은 악재들이 2.4분기 들어 해소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날 주가가 상승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 2.4분기 10조∼11조원의 매출과 1조4천억∼1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증권 우동제 하이테크2팀장은 "삼성전자의 2~3분기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노키아 등 해외 기술주의 실적호전으로 동반상승한 것이며 1.4분기 실적이 앞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 관심 끄는 반도체 경기 회복시기 전문가들은 올 3.4분기 이후 D램 가격이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측면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방침은 반도체 경기에 중립 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2.4분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증권 임홍빈 테크팀장은 "3.4분기 말쯤 반도체 경기가 호전된다 해도 본격적이고 기조적인 회복 추세로 접어들긴 어렵다"고 말했다. ◆ 30만원대 주가 유지될까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휴대폰 등 정보통신부문의 실적 호전에 따른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며 "삼성전자 주가는 D램과 LCD 가격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 주가는 30만원대 초반에서 저점을 높여가는 횡보세를 보이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35만원선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증권 우 팀장은 "1.4분기 실적의 악화 효과가 다소 늦게 영향을 주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0만원 중반대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