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5930]의 올 1.4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전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10% 이상 줄어든것일 뿐 아니라 반도체,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등 4대 사업부문에서 모두 매출이 감소하는 등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가 뚜렷이 나타났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영업이익률이 14%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을 비롯해 TFT-LCD의 매출 성장(19%), 시스템LSI 영업이익 상승(17%), 휴대폰 매출 증가(4.8%) 등은 비교적 고무적인 수치로 평가되고 있다. ◆예상보다 악화된 경영실적 =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9조6천억원, 영업이익 1조3천500억원, 순이익 1조1천억원을 기록, 전분기(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 순이익은 25%나 감소했다. 또 작년 같은기간(1분기)과 비교했을때 매출은 3.3% 줄었고 영업이익은 35.6%,순이익은 40.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감소는 지난해말까지 확실한 '캐시카우'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D램과 휴대폰을 포함해 전 사업부문에 걸쳐 나타난 것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와 비교해 반도체는 13%, 정보통신 2%,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 각 1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에서도 반도체 6%, 정보통신 0.2%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반도체 메모리는 매출 1조7천9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조3천700억원)는물론 작년 1분기(1조8천785억원)에도 크게 못미쳤으며,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부문도 매출 3조3천300억원으로 작년 4분기(3조4천100억원)보다 2.4%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악화는 무엇보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라크전쟁, '사스' 확산,내수위축 등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어려워진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메모리사업에선 D램가격의 지속적 하락과 플래시메모리의 시장 재고증가,영업마진 축소가 두드러졌으며 정보통신은 국내 네트워크 시장 축소와 판가 하락이매출 및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가전 부문에선 올들어 계속된 소비위축과 할인점과의 마찰 등의 여파로 내수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악화는 전세계적인 IT경기 위축에 따른 것으로 외국의 다른 대형 IT기업들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라는 지적도 있다. 올 1분기 매출에서 인텔은 67억5천만달러, 모토로라 60억400만달러, MS 78억4천만달러로 삼성(79억9천만달러)에 못미쳤고, 순이익에서도 삼성(9억1천600만달러)은인텔(9억1천500만달러), HP(7억2천100만달러)에 앞섰다. ◆2.4분기 이후 어떻게 되나 = 삼성전자는 1분기 예상밖의 실적악화로 올 한해매출과 영업이익 등 목표치도 소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을 당초 매출액 43조1천억원에서 42조6천억원대로 1% 가량 하향 전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6조7천억원에서 6조4천억원으로 5%, 순이익은 6조2천억원에서 5조9천억원으로 4% 가량 하향조정하고 있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인데 분기별 실적에서 2분기가 바닥권을 이루고 3분기부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상승국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업계가 D램 가격이 2분기중에는 약세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측은 지난해 11월 이후 256메가 DDR D램 가격이 11월초 7.9달러에서 2월말 2.95달러로 급락한 뒤 4월현재 3.55달러 정도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미세가공 능력 개선과 투자 확대 등으로 이른 시일내 반도체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또 LCD의 경우 5세대 라인 가동으로 대형 패널 비중이 확대되고 수요증가로 가격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시스템LSI도 드라이브IC 매출의 지속적인 증가로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 매출과 수익구조가 예상되면서 D램과 휴대폰의 부진을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지분법 평가손실을 반영한 순이익 1조1천억은 세계적 우량 IT제조기업의 가운데 톱클라스에 속하는 것으로 IT경기 회복 지연과 내수침체 등 대내외 여건에도 글로벌 우량기업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IT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디지털TV가 상승국면에 있는 등 호재도 적지 않아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수익구조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