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펀드의 SK㈜ 주식매집 사태 이후 알짜배기 계열사를 갖고 있으면서 대주주 지분이 비교적 낮고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분위기가 급반전된 15일 전문가들은 "비록 SK의 경우처럼 지분 경쟁이나 인수합병(M&A) 등의 테마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경영권확보 여부가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며 "SK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기업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


크레스트증권이 SK 지분을 매집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동기는 이 회사가 시가기준으로 3조원대에 이르는 SK텔레콤 주식(20.85%)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의 시가총액은 1조5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자산가치에 비해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SK텔레콤 지분은 그룹 오너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사실상 '무수익자산'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크레스트증권이 SK에 대해 암묵적으로 SK텔레콤 지분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태영의 주가강세를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태영은 SBS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SBS의 시가총액이 9천3백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태영은 SBS 지분만으로도 2천6백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셈.이는 현재 태영의 시가총액(2천7백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두산중공업의 최대주주(38.2%)인 두산도 유사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보유 지분 가치(2천3백억원)만 따져도 두산의 시가총액(1천8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주주 지분 확대 가능성


그룹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도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도 관심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적대적 M&A에 몰리지 않더라도 특정 투자세력이 헐값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주요주주로 올라선 뒤 경영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인 태영(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포함 40.2%) 효성(23.5%) 두산(46.6%) 코오롱(15.6%) 등은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모두 적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코오롱의 경우 이날 현재 시가총액이 1천77억원에 불과하다.


10%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1백7억원이면 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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