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과 채권단이 2차 자구안 제출 여부를 놓고 말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15일 "SK글로벌이 당초 오늘까지 확실한 2차 자구안을 내놓기로 했으나 기한내에 마땅한 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SK글로벌이 이달초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외부회계감사에서 4천700억원의 추가부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2주 안에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내용을 담은 2차 자구계획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채권단은 아직 그룹 차원의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자 SK글로벌이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SK글로벌은 처음부터 2차 자구안 제출계획은 예정돼 있지 않았으며, 채권단과 SK글로벌 사이에 의사소통의 오류가 있었던 같다며 채권단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1일 채권단 운영위에 참석한 재무담당 임원이 채권단으로부터 추가부실 및 주유소 매각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자 "지금 당장 대답할 수는 없고 2주 가량 시간을 두고 정리하면서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2주라는 것이 정확히 2주일 뒤 추가 자구안을 내겠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을 좀 두고 천천히 협의하자는 의미였다고 회사측은 주장했다. SK글로벌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안나온 상태에서 계속 자구안을 발표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자구안을 추가로 내놔도 만일 실사 결과 엄청난 추가 부실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 조율을 거쳐 가닥이 잡히면 얘기를 계속하자는 뜻이었으며, 앞으로도 추가 자구안을 낼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런 태도에 대해 채권단은 SK글로벌이 자신있게 내놓을 새로운 자구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 반면 SK글로벌은 채권단이 그룹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어느 말이 맞는지 여부를 떠나 양쪽 모두 진심으로 SK글로벌의 정상화를 바란다면 `의사소통의 오류'부터 없애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