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최고경영자(CEO)의 재무제표 보증, 회계법인의 주기적 교체등 회계제도 선진화를 위한 제도개선 작업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경제의 강점을 설명하면서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규제환경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회계 제도에 관해 김 부총리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CEO들에게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증토록 할 것이며 회계업체의 컨설팅과 회계감사 업무가 상호 엄격히 구분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6년마다 회계법인을 교체토록 하는 한편 집행임원 및 주요 주주에대한 금전 대여 금지와 분식회계에 대한 집단소송 제도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도입할 것"이라고 김 부총리는 밝혔다. 세계 경제의 둔화 움직임에 대한 대책으로 김 부총리는 "올해 상반기중 편성예산의 53%를 집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조원의 지출을 늘릴 방침"이라면서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요하다면 더욱 강한 재정의 역할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책도 고려할 수 있음을시사했다. 김 부총리는 질의ㆍ응답을 통해 일부 외국 기업의 SK주식 매집 사태에 언급, "적대적 인수합병은 완전히 자유화돼 있으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자금이라면 어느정부부처도 외국계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표로 함께 참석한 반기문(潘基文) 대통령 외교보좌관과 차영구(車榮九)국방부 정책실장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가능성과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반 보좌관은 최근 북한이 다자회담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다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 재동결과 핵사찰 수용을 전제로 미국과 국제사회가 체제보장과 지원을 제공하는 포괄적 해결을 모색할 수도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차 실장은 "한미 동맹관계는 21세기에도 굳건히 유지될 것이며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이 공동주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미국 유수의 투자업체들과 현지 언론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 일행은 양대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를 방문해 한국의 경제 및 안보 상황을 설명하고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회장, UBS부회장인필 그램 전 상원의원, 존 테인 골드만삭스 사장 등 주요 투자자들과 면담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양대 신용평가업체에 한국 경제와 안보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들도 이미 관련 보도 등을 통해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커졌음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양대 신용평가업체를 방문했던 반 보좌관과 차 실장은 "이번에는 신용평가업체들의 분위기가훨씬 낙관적으로 변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의 주기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장기적 시장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주택보증기관들을 통폐합하고 정부 재정을 투입해모기지(장기 주택할부금융)를 취급하는 `주택금융저당공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