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SK텔레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스코에 '백기사'(경영권 방어를 도와주는 우호주주) 역할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15일 밝혔다. SK㈜ 관계자는 "SK텔레콤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SK텔레콤 지분 6.84%를 보유하고 있는 3대주주이자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포스코에 '백기사' 역할을맡아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SK㈜가 외국법인으로 분류돼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중 일부가 의결권을 제한받더라도 의결권이 없는 지분 12.81%와 SK텔레콤의 자사주 10.23% 등을 포스코에 넘기면 SK그룹은 의결권 있는 지분을 11.26%에서 34.3%로 크게 늘릴 수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05490]는 지난 2000년 신세기통신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SK그룹과 맺은 전략적 제휴에 근거, SK㈜의 공식 요청이 올 경우 긍정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SK측에서 공식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협조 요청이 올 경우 전략적 제휴의 근본 취지에 입각,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긍정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SK텔레콤은 지난 2000년 신세기통신의 주식과 SK텔레콤의 주식을 맞교환을 계기로 경영권과 관련한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으며 현재 SK그룹은 포스코의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유상부 전 회장의 연임여부가 이슈가 됐을 때 SK그룹은 유 전 회장 연임이 찬성하는 `우호지분'의 역할을 했다. 또 포스코에서 퇴임한 김용운 전 부사장이 SK텔레콤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포스코도 SK그룹 출신을 사외이사로 받아들이는 등 양측의 제휴관계는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가 SK㈜ 보유 SK텔레콤 주식 일부와 SK텔레콤의 자사주를 취득,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에는 큰 부담이 있다. 현 시세로 따지더라도 SK텔레콤 지분 10%를 취득하는데만 1조5천억원 안팎이 소요되는데 아무리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더라도 `주주중시 경영'를 내세운 포스코가 국내외 주주의 이익에 저해된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백기사 역할에 거금을 들이기 곤란하다는 게 회사 안팎의 분위기다. SK㈜는 현재 14.99% 대주주인 크레스트 증권이 지분율을 15% 이상 끌어올릴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법인으로 분류돼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 20.85% 중 12.81%에 대해 의결권을 상실할 위험에 처해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