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기대했던 '종전 랠리'는 없었다. 다우지수등 월가의 3대지수는 지난주 모두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가 0.9% 떨어진 8,203.41로 한주를 마감했고 나스닥은 1,358.85로 1.8% 내렸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승리 랠리'는 이미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직전 무려 8일 연속 상승하면서 12% 가량 치솟았던게 '승리 랠리'였다는 설명이다. 전쟁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던 '단기전'으로 끝났는 데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 탓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가 미국 경제를 호전시키는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 할 것이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개전초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나스닥만 연초대비 플러스(1.75%)권에 머물고 있을뿐 다우(1.66%)와 S&P500(1.31%)이 마이너스권으로 다시 무너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주는 투자자들이 현재의 미국 경제를 진단할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들인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수익발표가 쏟아진다. 예상보다 좋을 경우 주가는 바닥을 다질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급락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IBM 시티그룹(14일) 모토롤라 G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존슨&존슨 텍사스인스트루먼트(15일) 메릴린치 EMC 알트리아 포드자동차 코카콜라 JP모간체이스(16일) 펩시콜라 하니웰(17일)등 주요 기술주 금융주 제조업주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주 후반의 주가하락에서 보듯 수익전망이 밝은 편이 아니다. 기업수익을 연구하는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금까지 1분기 수익을 발표한 기업중 수익목표를 맞추지 못한 회사(6백36개)가 목표를 달성한 회사(2백18개)의 세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년 3분기 9.11테러가 있었을 때 이후 가장 나쁜 비율일 정도이다. S&P500대기업의 1분기 수익은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초에 예상했던 11.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주 개별종목의 움직임도 이같은 수익예상에 따라 움직였는데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등 주요 기술주들과 코카콜라 존슨&존슨등 소비재업종들이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등 금융회사들이 소폭 상승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었을 정도였다. 물론 신중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소비자감정지수와 소매매출동향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는등 '빠른전쟁 종결'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4월 소비자감정지수 예비조사결과는 83.2로 3월(77.6)은 물론 월가의 전망(78.1)보다도 크게 웃돌은 것으로 발표됐다. 2월중 1.7% 하락했던 소매매출도 3월에는 2.1%로 전문가들의 예상(0.6%상승)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주에는 기업재고 산업생산동향 주택착공현황등 주요 지표들이 발표된다. 낙관론자들은 경제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기업수익부진을 어느정도 상쇄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