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고려대 교수)은 크레스트 시큐리티스의 모펀드인 소버린 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고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현 단계에서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소버린측이 SK(주)의 경영진 교체를 위해 참여연대의 지원을 요청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일반적인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그러나 "소버린측은 참여연대가 지난 수 년간 SK텔레콤의 경영문제를 일관되게 제기해 왔다는데 주목한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최근 SK사태로 SK텔레콤 경영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면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SK㈜에 대한 소버린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논란과 관련, "짐작가는 바가 없진 않지만 내가 말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조만간 소버린 측에서 보도자료 등의 형태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와 함께 "SK사태 수습이나 SK텔레콤 경영문제가 하루 이틀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고 한국경제에도 중요한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소버린 측에서 요청이 오면 추가로 만날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SK㈜를 둘러싼 외국인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평가를 내리기는 부적절하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장 위원장은 이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언급이 참여연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오해될 소지도 있는데다 아직 불확실한 점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전화인터뷰를 통해 SK(주)보다는 SK텔레콤의 '경영 개혁'에 훨씬 많은 관심을 나타냄으로써 크레스트측의 SK(주)지분매입 파문이 경우에 따라 SK텔레콤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장이 만난 사람은 소버린 자산운용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임스 피터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