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Baa1->A3),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및 목표주가 하향(45만원->27만원),자사주매입 종료 임박(90% 완료)등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황(戰 )급진전,금융시장 안정세 등 증시주변 여건이 한결 개선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경우 종합주가지수도 한단계 뛰어오를 것이란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변수는 무엇보다 외국인 매도세 지속 여부다. 외국인은 지난 6일연속 삼성전자 주식 1백59만주(1.04%)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향후 동향과 주가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알아본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반도체 등 IT경기가 올 하반기 회복될 것이란 당초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점이 외국인 매도의 주 원인이다. 최근 삼성카드의 증자참여 등으로 추가비용 부담이 생긴 점도 외국인의 심기를 건드렸다. 본연의 사업과 관련이 적은 계열사(삼성카드) 지분을 56%나 갖고 있다는 사실에 냉소적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기간 중 삼성전자가 국민은행 현대자동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빠진 것도 외국인 매물과 무관치 않다. 자사주 매입 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일부 외국인의 사전 계산도 깔려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를 과다하게 편입한 펀드에서 비중을 줄이는 과정으로 본다. 전체시장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은 35% 수준이지만 삼성전자는 52%에 이른다. 게다가 반도체경기 침체,휴대폰의 고가(高價)전략 한계 등으로 장기적인 이익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중을 줄이려는 욕구가 강하다. 다만 외국인은 가격 불문하고 팔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 1년여간 외국인의 평균 매수단가는 28만원대로 현 가격대에서 추가로 대량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일각에선 자사주 매입 후 헤지펀드가 공매도(쇼트셀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경우 연기금 등 국내기관들의 저가매수세가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올 들어 글로벌 펀드에서 한국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꾸준히 처분해왔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 정부의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상계관세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더 나빠질 것이란 펀더멘털 측면의 악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의 근본원인은 다른 데 있다. 우선 북핵문제다.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북한을 '화약고'로 여기고 있다. '컨트리 리스크(국가 위험도)'를 우려한 외국인이 한국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1위종목인 삼성전자에 매물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불투명성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SK그룹 다음 타깃이 어디냐"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