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급감하는 반면 상환규모는 크게 늘고 있다. 3일 한국은행과 투신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포함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8조2천719억원인데 반해 상환규모는 13조2천558억원으로 4조9천839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이 중 지난 3월 한달간 발행규모는 2조7천75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4조1천523억원)에 비해 33.2% 줄었으나 상환은 4조2천363억원에 달해 전년(4조1천162억원)보다 오히려 늘었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보다 만기가 돌아온 기존 발행분을 상환하기에 바빴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며 자금 수요가 줄고 시장상황 악화로 발행을 연기한 반면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차환발행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이용호 채권시장팀장은 "우량기업은 자금이 풍부해 회사채를 갚았고 비우량기업은 차환발행이 안돼 상환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SK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으나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재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기업 자금사정이 좋아져 작년말부터 상환이 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SK사태로 카드채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신용 리스크 부담을 고려해 회사채 인수를 회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져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