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3.71% 급락한 31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국민은행 현대차 삼성전기 LG투자증권이 유독 지수 이상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들은 각 업종을 대표하는 한국증시의 간판이기도 하지만 급속한 경영악화에 허덕이는 신용카드사들의 주요 주주다. 때문에 신용카드사들이 경영개선 차원에서 밝힌 2조4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은 이들 주주기업의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는 증시가 가장 기피하는 시나리오"라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추가적인 매도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증시에선 당초 2천억원의 후순위채만 발행하겠다던 삼성카드가 2천억∼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의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가 우려됐고 이날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삼성전자는 그동안 부인했던 삼성카드에 대한 증자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타깃이 됐다. 국민카드에 대한 증자부담과 은행 내 카드사업부문으로의 흡수통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국민은행은 급기야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LG투자증권은 LG카드 지분의 8.3%만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계 주주와 LG그룹 개인 대주주들의 증자참여가 의문시되면서 부담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경우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카드사 부실정리에 대부분 쏟아부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카드사 위기가 증자라는 경로로 주주 기업의 부담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카드채의 평가손실 등 자금시장 불안을 가중시킴에 따라 은행 및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카드사 경영악화와 카드채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이 조속히 해소되지 않는 한 증시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