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등록기업들의 정기주총은 대체로 밝지 못했다. 벤처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된데다 시장마저 침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창업투자사의 경영위기가 이를 잘 나타낸다. 지난해 시가배당 상위 5위안에 창투사가 4곳이나 끼어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위 10위안에 드는 창투사가 한 곳도 없다. 그만큼 코스닥기업의 경영이 힘들었다는 뜻이다. 올 주총에서 코스닥기업의 '바꿔' 열풍이 거세게 분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경쟁력있는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하고 회사이름을 바꿔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곳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대표이사를 변경한 기업은 91개사나 된다. 이중 60개사가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를 바꿨다. 이달 28일까지 주총을 연 7백60개사의 7.8%를 차지한다. 에이스테크 넥스콘테크 등은 대기업 출신을 최고경영자로 받아들였다. 이니시스는 이금룡 전 옥션대표를 영입했다. 피제이전자 델타정보통신도 전문경영인을 새 대표로 뽑았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들이 대기업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데는 경영 노하우 전수와 함께 이들 새 대표의 명망을 활용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회사명 변경을 통해 분위기 쇄신도 꾀하고 있다. 창흥정보통신은 최대주주인 동문건설과의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회사이름을 동문정보통신으로 바꿨다. 영어 이름의 사명 변경도 여전히 유행이다. 동양반도체장비가 퓨렉스, 삼성광전이 위디츠, 유일반도체가 넥사이언, 한통하이텔이 케이티하이텔 등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36개사는 주식소각규정을, 25개사가 중간배당을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