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SK 주식을 1천만주 가까이 순매수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사태 이후 외국인 대규모 매도로 주가가 급락했던 SK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는 과매도 복원 또는 낙폭과대에 따른 단기차익 추구 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적대적 M&A(인수·합병)나 그린메일(Green mail,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보유주식을 높은 가격에 되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는 행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SK주식을 9백30만주가량 순매수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25%대로 줄었던 SK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32% 수준까지 되올랐다. CSFB 등 6∼7개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도 순매수 주문이 들어왔지만 주로 굿모닝신한증권 창구를 통해 매수가 이뤄졌다. 이 기간 중 굿모닝신한 창구에서 이뤄진 순매수 규모는 7백34만여주로 전체의 79%를 차지한다. 동일 투자자가 SK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정황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를 전후로 외국인이 SK주식을 집중 팔았던 시기에는 주로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매도주문이 나왔다. 세종증권은 △주가하락에 따른 지분매입 비용감소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권 상실가능성 △SK 인수시 사실상 SK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 확보 가능 등을 이유로 SK에 대한 적대적 M&A 또는 그린메일 시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론 SK계열사 중 에너지와 이동통신 등 기간산업에 속하는 회사가 많다는 점과 최대주주인 SK그룹 일가의 지분율이 25%를 넘는다는 점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기 시세차익를 노리는 매수세일 가능성이 높다"며 "SK글로벌 분식회계 파장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다시 높아지는 배경에 관심이 끌린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