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짐에 따라 우량 카드사와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카드사간의 차별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당장 돈을 빌릴 때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등 경영에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 시점에서 카드회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카드업계의 구조조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신용등급 왜 내렸나=신용평가회사들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카드채 유통시장이 마비되면서부터 카드채 신용등급 조정작업에 착수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드회사의 자산 부실화가 본격화된데다 경기침체에 따라 차입금 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한국기업평가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라 카드회사의 미래 수익창출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과 정부의 규제완화정책 등 긍정적인 면을 모두 감안해 신용등급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채 거래가격은=카드채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반회사채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가령 AA등급인 카드채라도 일반기업 A-등급과 같은 가격으로 거래돼 왔다. 그러다가 지난 17일 재정경제부가 카드회사 건전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채권가격 평가회사들은 일제히 카드채 가격을 대폭 낮췄다. 유통수익률 기준으로 0.60%포인트나 상승(가격은 하락)시킨 것이다. 채권가격은 크게 떨어졌으나 실제 거래는 실종돼 채권시장에서의 매수호가는 연 10%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채권시장안정 의지가 강한데다 카드채전용펀드가 등장하면서 최근 들어선 하루 평균 거래량이 2백억∼3백억원에 달하는 등 되살아나고 있다. 현재 카드채 유통수익률은 1년짜리 AA0등급 카드채 기준 연6∼7%로 낮아졌다. ◆카드채 편입한 펀드수익률=이번 신용등급 하향이 투신사 펀드의 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채권가격평가회사들이 이미 카드채 가격을 크게 낮춰 놓았기 때문이다. 홍우선 KIS채권평가 사장은 "투신사 펀드에서 투자한 A등급 카드채라도 이미 BBB급 수준의 가격으로 평가돼 수익률이 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채 가격을 현실화했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에 따라 카드채 가격을 추가 하향조정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 구조조정 앞당겨진다=주요 카드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짐에 따라 카드사들은 종전보다 이자를 더 많이 주고 돈을 빌려야 할 처지가 됐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조달금리 상승폭은 더욱 커지게 돼 있다. 우량 카드사와 그렇지 못한 카드사간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란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채와 회사채 그리고 카드채 간의 수익률 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용등급이 BBB급 수준으로 하락한 카드사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n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