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1주째에 접어들면서 국제 금융 및 상품시장이 이라크 현지에서의 전황보도에 따라 요동을 치며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말 전쟁이 며칠 또는 수주일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뉴욕증시와 미국 달러화가 폭등하고 국제 금값과 원유가격이 폭락했으나 이번주 첫 개장일인지난 24일에는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증시와 달러화가 급락한 반면 금값과 원유가는 급반등했다. 그러나 25일에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민중봉기가 일어났다는 소식 등으로 또다시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하고 유가는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또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금융시장도 이라크전 전황과 이에 대한 미국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며 안정을 찾지 못하는 등 전세계 투자자들은 개전 이후에도 전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증시 요동 - 뉴욕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주무려 8.4% 급등한 8,521.62에 한주를 마감해 지난 1월 중순이후 최고치까지 오른동시에 지난 82년 10월 이후 20여년만에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4일에는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됐다는 분석으로 무려 207.29포인트(3.61%) 하락한 8,214.68를 기록한뒤 25일에는 별다른 악재가 전해지지 않아65.55포인트(0.80%) 오른 8,280.23에 장을 마쳤다. 유럽증시도 뉴욕증시와 거의 같은 움직임을 나타내 지난주 무려 13%나 폭등하며 전세계 76개 주요 증시 가운데 최대상승폭을 나타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DAX 지수는 지난 24일 6.14% 급락한뒤 25일에는 3.44% 올랐다. 또 아시아증시 가운데 한국의 종합주가지수(KOSPI)는 지난주 515.24에서 575.77로 11.8%나 폭등한데 이어 지난 24일과 25일에는 1.02%와 2.61% 떨어졌으나 26일오전장에서는 2%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일본의 닛케이 평균 지수와 대만의 가권지수도 지난주 급등세를 보였으나 주초 전쟁장기화 우려로 하락세로 돌아선뒤 26일 오전장에서는 비교적 큰 폭의상승세를 기록했다. ▲외환.채권시장도 급등락 - 미국 달러화는 개전을 전후로 급등세를 나타내 지난주에만 유로화에 대해 4.6% 오르며 유로당 1.0524달러에 한주를 마감, 2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24일에는 유로당 1.0641달러로 급락했다. 특히 달러화는 25일에는 장중내내 급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양상을 나타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날 달러화는 장초반 전쟁 장기화 우려로 유로당 1.0703달러까지 내린뒤 이라크 바스라에서 반(反) 후세인 시민폭동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장중 보합세로회복됐으나 오후들어 전쟁의 장기화 여부에 관계없이 미국 경제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다시 1.0650달러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도 10년만기 미국 국채 가격이 지난주 증시와 달러화 강세로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24일과 25일에는 전쟁 장기화 우려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 불안 -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주말까지 8일째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전쟁장기화 가능성이제기된 지난 24일에는 6.5% 올랐으며 다시 25일에는 바스라에서 발생한 반(反) 후세인 시민봉기 소식에 힘입어 2.4%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26일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이라크 전쟁이 끝이라기보다는 시작에가깝다"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으로 다시 48센트(1.7%) 오른 배럴당 28.45달러를 기록했다. 또 4월물 금값도 개전과 함께 폭락하기 시작해 지난주말에는 최근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24일과 25일에는 전황 소식으로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전망 불투명 - 25일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개전 이후 유가하락세를 언급하며 이라크전 초기의 경제적인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지난주 개전 직후 이른바 `전쟁호재'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낙관론이 급격히부상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전쟁으로 인한 미국경제의 펀더멘틀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향후 전망은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의 토머스 호니히 총재는 25일 캔자스시티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전쟁 불확실성에따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