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주가는 어떤 함수관계를 맺어 왔을까. 역사를 돌이켜보면 '돌발적 전쟁'은 악재였다. 하지만 '예고된 전쟁'은 증시에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불투명성 해소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돌발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1941년), 6.25전쟁(1950년) 등의 경우엔 미국 다우지수가 전후 5개월 이상 약세를 거듭했다. 반면 걸프전(199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2001년) 등 예정된 전쟁엔 급등했다. 특히 걸프전 땐 필리핀(72%) 대만(54%) 태국(41%) 싱가포르(23%) 등 아시아 증시가 폭등했다. 당시 대외개방이 안돼 있던 한국 증시도 10% 가까이 올랐다. 이번 미국.이라크전은 '예고된 전쟁'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증시는 개전과 동시에 치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이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석유생산이 파업 후유증에서 회복되지 않았으며 미국의 석유 비축분도 75년 이후 최저수준이란 것. 돌출변수가 증시에 커다란 충격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경고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막연한 전쟁랠리에 대한 기대보다 전쟁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매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