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증시가 이라크 전황에 따라 춤추고 있다. 조기종결이 예상됐던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쟁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전황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증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불확실성이 다시 지배하면서 향후 장세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25일 오전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의 랠리를 마감하고 이틀째 하락하면서 550선으로 밀렸다. ◆전쟁랠리 제동 이라크전이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불을 지핀 세계증시의 `전쟁 랠리'가 일단 멈췄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이라크군이 강력히 저항하면서 미.영 연합군의 희생자가 속출하는 등 전황이 좋지않자 장기전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세계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24일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가격은 1.28달러 오른 26.25달러에,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21달러 상승한 29.73에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가 10여일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미국 증시는 8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폭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207.29포인트(3.61%) 하락한 8,214.68로, 나스닥 종합지수는 52.06포인트(3.66%) 내린 1,369.7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1.67포인트(3.53%) 빠진 864.23으로 마감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3.05%, 프랑스 CAC 40지수는 5.67%, 독일 DAX지수는 6.14%가 각각 급락했다. 지난주 60포인트가 급등했던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는 25일 장중 20포인트 가량이 빠지는 급락세를 보였다. ◆전황에 흔들리는 증시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의 상황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변하는 등 주식시장에서도 심리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로 현 장세를 요약했다. 성 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수록 미국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증시도 새로운 불확실성(전쟁종료 시점)으로 인해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쟁 기간과 결과를 예단하기엔 빠른 시점인 만큼 `전쟁랠리'의 종료보다는 반등의 속도 조절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나친 급등에 따른 조정도 있기 때문에 아직 랠리가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전황에 따른 심리적 불안요인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550~580선에서 움직이다가 전쟁이 장기화 쪽으로 기울면 직전 저점인 510~520선까지 하락할 수 있는 반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600선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국제유가,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 시중자금 등 세가지 변수의 흐름에 연동해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