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충격'과 카드채 위기 여파로 신용경색에 빠졌던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표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채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회사채 매매도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을 경우 펀드 환매사태로 촉발된 투신권의 자금난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채 거래=전날 연 9.2%에 거래됐던 1년물 LG카드채는 19일 연 7.4%에 매매됐다. 카드채 가격이 그만큼 오른 셈이다. 삼성카드 현대캐피탈 카드채도 이날 연 7%대 부근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잔존만기 2년8개월인 A-등급인 효성 회사채도 이날 연 6%에 거래되는 등 회사채에도 매수세가 나오고 있다. 김찬주 세이에셋자산운용 이사는 "헐값이지만 카드채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앞으로 채권 거래가 활발해지면 카드채 신용경색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금리는 완연한 하락세다.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은 3일째 떨어지면서 연 4.86%을 기록했다. SK사건 이후 처음으로 연 4%대로 내려왔다. 채권브로커들은 "지표금리의 하락이 카드채 회사채 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면서 전체 시장의 안정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책 효과=정부는 최근 은행측에 카드사에 대한 신용한도를 유지하고 카드채를 팔지 말고,만기가 돌아오더라도 기한을 연장해주도록 지시하는 등 전방위 '압력'을 넣고 있다. 권경업 대한투신 채권운용본부장은 "카드사 자구책과 정부대책이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돌발악재가 없는 한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시장이 신용경색에서 벗어나면 투신사들은 회사채 등을 팔아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투신권이 '카드채 전용펀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심리 안정에 보탬이 되고 있다. 한투증권은 카드 관련 채권에 최대 90%까지 투자하는 'TAMS 베이직 사모채권 투자신탁'을 20일부터 1주일간 모집키로 했다. 미래에셋투신도 카드채에 집중투자하는 '카드채 사모펀드'를 21일께 내놓을 계획이다. 헐값으로 나온 카드채를 사들인 다음 시장이 안정된 뒤 제값을 받고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계산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