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에 대한 채권단 공동관리가 19일 시작됐다. SK글로벌 채권단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SK글로벌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부실징후 기업'으로 선정하고 오는 6월18일까지 채권 행사를 유예키로 결정했다. 또 동결된 채권에 대해서는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받기로 했으며 한도거래여신(당좌대출 할인어음 수입신용장 매입외환 등)의 경우 지난 11일 현재 잔액을 기준으로 차환(Revolving)을 보장키로 했다. ◆SK글로벌 정상화 가능할까=채권은행들과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현재로선 충분히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시점'에서의 판단일 뿐이다. 정확한 평가는 SK글로벌 본사와 현지법인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나온 뒤에나 가능하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손익과 현금흐름을 보면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서도 "만약 실사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드러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영정상화 방안=SK글로벌은 부동산 유가증권 등 자산매각을 통해 1조5천1백8억원,비용절감을 통해 5백51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구조조정도 병행,무역 부문의 경우 직물·의류사업을 세계물산에 매각하고 에너지·화학 철강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상화 방안에 대해 SK(주) 등 계열사들의 반응이 소극적이어서 자산 매각 등이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워커힐 SK생명 등 비상장사 주식은 인수할 곳이 마땅치 않고 사업구조조정도 경기침체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채무가 최대 난제=채권단이 '국내외 채권단 동등대우' 원칙을 천명한 것은 공동관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지난 17일 만기가 돌아온 SK글로벌아메리카의 기업어음(CP) 2천6백만달러에 대해서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 SK글로벌아메리카는 물론 본사도 채권단 지시에 따라 어음 결제를 거절했다. 대신 지급보증을 섰던 산업 국민 신한 한미은행 등이 채권자(소시에테 제네랄)에 대지급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동등대우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외 금융기관에 대해 국내 채권단이 휘두를 수 있는 법률적인 무기는 거의 없다. 설득에 의존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해법도 달라진다. '협조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편입시키겠다'는 국내 채권단의 '배짱 협상'에 해외 금융기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태웅·김인식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