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충격으로 일제히 추락하고 있다. 신용카드 및 가계대출 부실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은행주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의 분식회계 악재가 강타한 것이다. 12일 오전 거래소시장에서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하한가로 주저앉은 것을 비롯해 한미은행은 8%대, 국민은행 7%대, 조흥은행은 6%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제주.대구.외환.부산은행은 3~5%대의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주의 추락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인해 채권 은행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데다 SK글로벌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또 채권은행이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자금지원에 나설 경우 은행의 손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 성병수 책임연구원은 "최근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추세를 지속해 은행의 손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있는 상황에서 SK글로벌의 문제가 추가로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행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낮췄다. 교보증권은 SK글로벌의 국내 시중은행 여신은 2조원 이상, 해외현지법인 채권약 20억달러(약 2조5천억원)를 포함한 총차입금은 약 5조원으로 각각 추산하고 해외금융기관이 채권 조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유동성 위기를 배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전재곤 선임연구원은 "일단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채권상환 유예와 구조조정 등 `공동관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과정에서 SK글로벌 여신의 자산건전성 재분류로 충당금의 추가 적립부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하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SK글로벌 관련 건전성 분류대상 여신과 유가증권, 지급보증 등을 포함한 총 여신규모는 2조1천641억원으로 추정된다"며"요주의 또는 고정이하 여신으로 재분류시 20~30%대의 충당금 설정이 예상되는데,이 경우 7개 은행의 추가 적립부담은 4천억~5천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SK글로벌 사태를 계기로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으며 개별 은행별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도 추가로 내릴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