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開戰) 후 전황전개와 그에 따른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이번과 유사한 과거 걸프전(Gulf-War)의 경험과 상상력이다. 증시 전문가들의 전쟁 단계별 시장전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공중폭격단계.미국은 전쟁을 단기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지상군 피해도 최소화하려 한다. 때문에 1주일 안에 대대적인 공중폭격이 집중적으로 전개된다. 증시에서는 전쟁관련주가 단발성 재료로 등장할 수 있지만 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단계다. 주가는 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인다. 다음은 지상군 투입단계.가장 변수가 많아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공중폭격 후 1∼2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의 악재가 시장흐름을 좌우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추가 테러,이라크의 유전시설 파괴 등이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쟁종결 시점이 가까워진다는 기대감도 형성되지만 지상군 투입에서 대규모 미군의 피해가 발생한다든지,장기전 돌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 증시에는 최악이다. 이 시기에 북한 핵문제도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세번째는 승전영향기다. 주가의 발목을 잡던 불확실성이 걷히는 순간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풍부한 대기성 자금이 일거에 증시에 유입되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기는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에 1차적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끝으로 전쟁 이후(post-war) 펀더멘털로의 관심이 되돌아오는 시기를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국면인데 주가는 이미 단기 저항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후 미국재정 및 소비의 회복 여부,IT(정보기술)경기의 회복탄력,기업이익 증가에 시장의 주된 이슈가 주가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