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주 연속 떨어졌다. 전쟁이 가까워졌음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탓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가로 인정받는 워런 버핏이 지난주초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한 미국 증시는 '17일 데드라인'이 새로 설정되는 등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가 1.9% 떨어진 7,740.03을 기록했고, S&P500은 1.5% 하락한 828.89였다. 나스닥은 이보다 큰 폭인 2.4% 내려앉은 1,305.29로 간신히 1,300선을 지켰다. 다우의 경우 올 들어 하락폭은 7.2%. 분석가들은 이번주도 증시는 '이라크 뉴스'에 춤추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후세인 망명 등 전쟁을 방지할수 있는 극적인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주가는 지난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영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후세인에게 17일까지 무장해제의 기회를 주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결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등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이 결의안의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이라크 공격을 감행할 태세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민감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제뉴스들도 신통치 않다. 7일 발표된 실업동향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월중 8천명의 신규채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2001년 11월 이후 최대인 30만8천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5.7%에서 5.8%로 올라갔다. 이번주에도 소매매출, 도매 및 수출입물가, 재고현황, 미시간대학 소비자감정지수 3월예비조사 등이 발표될 예정이나 부정적인 예측이 많다. 기업들의 실적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기술주의 대표선수격인 인텔은 2분기 매출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7일 하루만에 4% 급락하는 등 한주동안 7.2% 떨어졌다. 전쟁과 테러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전쟁과 테러로 놀이공원의 영업이 부진해지고 있다는 마이클 아이즈너 CEO의 언급으로 다우지수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판매부진으로 증권사들의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자동차회사도 GM이 7.9%, 포드가 13% 급락했다. 물론 시장에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릴린치는 오는 18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낙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전쟁'을 강조한 기자회견이 있었던 다음날인 7일 주가가 오르는 등 '주가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기대도 많은게 사실. 전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감들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