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사후 처음으로 주식소각을 결정한것은 일단 주주중시 경영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기자본 1조5천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올해들어이라크전 발발위기, 환율 및 유가 급등 등의 여파로 주가가 26만원대까지 급락,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위해 소각을 결정했다"고 7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소각 결정이 전임 사장이었던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각종 의혹에연루돼 곤혹을 치르고 있는 시점에서 전격 결의돼 삼성전자에 대한 항간의 곱지않은여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SK 최태원 회장의 구속과 신정부 출범이후 목소리가 커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상무에 대한 편법증여 문제로줄기찬 공격을 받아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이후 투자가들로부터 주가가 요동칠때마다 발행주식(1억7천780만주)이 너무 많다면서 소각 요구를 받았으나 번번히 이를 무시해 왔다. 더욱이 이번에 소각키로 한 보통주 310만주, 우선주 47만주는 전체 발행주식 1억5천만주의 2%에 불과하다. 앞으로 도래할 전환사채(CB) 물량이 100만주 정도인데다가 8일부터 지난 2000년부여한 스톡옵션 150만주의 매각이 허용되고 2001년분 스톡옵션 350만주는 내년부터거래가 돼 이번 소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리증권 최석포 수석연구위원은 "미묘한 시기에 나온 이번 소각결정은 물량면이나 주당 가치면에서 볼때 주가를 끌어올리기 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