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악화된 코스닥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영업부진에다 각종 부실을 장부에 반영하라는 회계법인의 요구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적악화 기업에 대해 실적호전(턴어라운드)이 확인될 때까지는 매매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한국정보공학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9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코스닥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같은 적자 규모는 한국정보공학의 지난해 매출액 1백20억원의 80%에 이르는 것이며 자본금 40억원보다 2배 이상 큰 것이다. 회사측은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설정비율을 높이는 등 엄격한 회계기준을 적용해 적자폭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인지디스플레이(옛 소너스테크)의 경우 지난해 손실 규모(2백27억원)가 자본금(44억원)의 5배를 넘는다. 국민카드는 2001년 4천5백82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2천6백8억원의 적자로 돌아서 투자자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TG벤처는 투자주식의 처분손실 및 감액손실로 인해 7백44억원이라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TG벤처는 지난해 손실로 인해 자본총계가 2001년 말 1천29억원에서 지난해 말 2백억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코어세스는 매출액이 2001년 2천3백84억원에서 지난해 4백1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순이익도 2001년 7백4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적자폭이 예상보다 큰 기업의 경우 잠재부실 요인을 일시에 처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영업권 일시 상각,투자자산에 대한 보수적 평가 등에 의해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만큼 실적호전이 확인돼야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