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는 약세 용인 방침을 시사한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5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10달러선까지 하락하며 4년만의 최저치까지 밀렸다가 미국 정부가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낙폭을 좁혔다. 이날 미국 달러화는 장중 한때 유로당 1.1001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1999년3월1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오후장에서 다소 회복했으나 결국 전날에 비해 0.34센트 하락한 1.0959달러에서 마감됐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17.30엔으로 전날의 117.65엔에 비해 0.35엔이 내려앉으면서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스노 장관이 최근의 달러화 약세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 정부가 지난 95년 이후 고수하고 있는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달러화 매도세가 촉발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의 경기 회복 둔화와 함께 이라크 사태와 북핵 문제 등의 국제 정세 불안 요인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지적됐다. 달러화는 그러나 미국 정부가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뒤늦게 해명하고 나서면서 가까스로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푸트냄 인베스트먼트의 파레시 우파디야 펀드매니저는 "스노 장관의 발언은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는 신호"라며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은 시장에서 달러화 매도를 방지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