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 대해 '일단 기다려보자'는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중 이라크전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소될 기미가 보이기 전까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매수세로 전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4일 "현재 아시아지역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는 한국시장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가 없이 '투자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비관론부터 '적극적으로 사겠다'는 낙관론까지 뒤섞여 있다"며 "매수쪽에 관심있는 기관들도 북핵문제가 해소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상무는 최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35개 기관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임 상무는 "뉴욕 런던 등의 투자자들이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것과는 달리 아시아지역 기관은 북핵 리스크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이들 사이에는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임 상무는 특히 "한국의 내수시장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나빠질지,언제부터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해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이라크 전쟁이 3월중에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며 이라크 문제는 더이상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임 상무는 말했다. 특히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연기금 뮤추얼펀드 등의 대형 기관들일수록 한국증시에 대한 관망세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차익을 겨냥한 헤지펀드만이 휴대폰 부품주 등 일부 중소형 개별종목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아시아지역 헤지펀드들은 최근 삼성전자 등에 대해 공매도 전략을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올 상반기중에는 내수관련주와 소재주 유틸리티관련 종목 등이,하반기에는 기술주와 일부 금융주가 투자 유망할 것이란 견해를 이들 외국인투자자에게 피력했지만 상당수는 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상무는 "결론적으로 한국증시 수급의 중요한 축인 외국인투자자가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출렁거리는 상황이 당분간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국내 증시 움직임의 관건은 외국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수급이 확충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