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텔레콤 KT&G 등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언제 실행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증시의 간판 기업들이 또 한차례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경우 수급 악화와 경영 투명성 시비 등으로 위축돼 있는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배당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많은 만큼 올해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이익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현금보유액을 매출액의 20% 이상 유지할 계획이며 남는 돈은 연구개발 투자 자사주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조5천억원을 투입해 보통주 2.59%,우선주 2.55%를 각각 취득했다. 현재 자사주 규모는 보통주 6.8%,우선주 7.87%다. 증권업계는 경영진이 주총장에서 자사주 매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데다 현 주가가 지난해 자사주취득 단가(보통주 기준 평균 34만원선)보다 크게 떨어져 있는 만큼 머지않아 실행에 옮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올초 5%의 자사주를 소각한 SK텔레콤은 추가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올 2월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3%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기와 소각여부는 향후 증시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급락한 주가와 최근 대주주 구속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 등을 감안할 경우 조만간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점치고 있다. 3일 예정된 SK텔레콤의 기업IR(투자설명회)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이 회사는 이달 초 IR에서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들을 위해 쓰겠다"면서 강도 높은 주주중시 경영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매년 배당금을 20%씩 늘리고 자사주소각을 탄력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올 주총에서 작년보다 20% 늘어난 주당 8백60원의 배당을 할 예정이다. 시장참여자들은 경쟁관계에 있는 SK텔레콤이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KT로서도 후속 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G(옛 담배인삼공사)=지난해 9월 5%의 자사주를 소각한 이후 주주가치 증대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공시를 통해 향후에도 주당 1천4백원 이상의 배당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 주가가 1만6천7백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들에게 8.6%의 배당수익률은 보장해주겠다는 뜻이다. 또 주가관리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주들에게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