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통에 빛나는 국내 대표적인 PC제조업체인삼보컴퓨터가 창사이래 최악의 실적을 28일 발표했다. 삼보컴퓨터의 작년 실적은 매출액 2조3천670억원(전년대비 11%감소)에 영업손실과 경상손실이 각각 1천522억원과 5천233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순손실도 역대 최악의 실적인 4천98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을 낸 이유는 삼보컴퓨터가 최대주주인 두루넷의 지분법평가손이 반영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삼보컴퓨터는 작년 9월 두루넷이 발행한 전환사채 888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은 당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라는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최악의 실적이라는 `예견된'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이같은 부실 원인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현재 데이콤과 진행중인 두루넷매각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 것이 삼보컴퓨터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삼보컴퓨터는 두루넷과는 전혀 관계없는 큰 폭의 영업손실을 냈다는점이 지적됐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영업이익 188억원과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PC 업계는 하반기 시장이 성수기여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하반기에 올리는것이 통례인데도 삼보컴퓨터는 작년 하반기 매출이 연간매출의 38%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오히려 유례없는 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이유는 삼보컴퓨터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해외 수출부문에서 수익성이 지나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HP 공급물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로서는 HP와 컴팩의 합병으로 더욱 치열해진 제조자설계생산(ODM) 물량 경쟁에서 대만업체와 경쟁을 하다보니공급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단가가 높은 국내 생산라인까지 동원한 것이 수익성에 큰 악영향을 끼쳤다. 즉 해외에 PC를 팔때 마다 손해를 보는 수출을 한 셈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공장을 분사해 국내 공급물량을 전담하고 중국과 멕시코의 해외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데스크톱PC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노트북PC나 슬림형 데스크톱PC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손해보지 않는 해외 수출과 삼성전자나 대형 외국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갖출 수 있는가라는 장기적인 과제를 떠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