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20일 하룻동안 4%가량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20위 종목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외국인도 2백억원어치 가량을 팔아치웠다. 포스코 주가의 약세 배경에는 유상부 회장의 연임문제가 깔려있다. 유 회장의 연임여부를 둘러싼 정부와 포스코측의 대립각은 갈수록 날카로워진다. 포스코쪽은 신(新)관치인사라며 반발한다. 좋은 실적을 낸 CEO(최고경영자)를 정부가 힘으로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영화된 공기업이 황제식 경영을 하는 것을 더이상 좌시하지않겠다는 정부의 입장도 단호하다. CEO자리를 놓고 불투명성이 짙어지면서 포스코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시는 포스코의 외국인 주주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포항공대의 지분율은 3.7%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주주는 SK그룹 3.34%,국민연금 2.34%,기업은행 2.34%,자사주 9.6%,개인주주 3.78%,기타법인 13.0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15%를 약간 웃돌고 있다. 기업은행과 국민연금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포항공대를 비롯한 포스코 특수관계인 지분보다 많다. 표대결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증시의 관측도 이같은 주주구성 때문이다. 결국 키는 60%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이 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표심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유 회장 퇴진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포스코 사외이사인 새뮤얼 슈발리 전 뉴욕은행 부행장 등은 실적호전을 이유로 유 회장 연임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템플턴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혼재한다. 최근 ABN암로는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9만9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포스코가 돈을 많이 벌었지만 핵심사업이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 목표주가 조정의 중요 이유중 하나였다. 이는 정부측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메릴린치는 "이사회의 유 회장 연임 결의가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나타내는 증거"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시장 관계자는 "포스코를 공기업 개혁의 시범케이스로 삼으려는 차기 정부측 의도와 민영화된 기업으로서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포스코측의 생각이 대립하고 있어 3월14일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유 회장의 연임 논란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