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은행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지수선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외국인은 반대로 선물시장에서 '팔자'로 일관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사이에 한판 전쟁이 붙은 셈이다. ◆기관 선물매수=기관들은 19일 주가지수선물을 4천2백58계약 순매수했다. 투신사가 4천1백계약을 순매수했으며 은행도 1천1백계약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증권사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순매수였다. 선물트레이더들은 최근 기관의 선물매수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매매와 별 상관이 없는 '매수 헤지(hedge)'로 파악하고 있다. 즉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현물 주식을 사기 전에 선물을 먼저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자금을 받은 국민투신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종합주가지수는 매력적인데 반해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어 주식을 사기 전에 선물을 먼저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이 현물에 비해 저평가 상태(시장베이시스 마이너스)에 있기 때문에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기관들 입장에서는 현물보다 선물을 사는 게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2만계약 안팎에 머물렀던 기관의 선물누적 순매수(지난달 13일이후)는 최근 5일만에 3만5천계약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에대해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기관의 선물 매수세가 국민은행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의 자금투입과 맞물리면서 갑자기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물매도=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여전히 '팔자'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6천22계약을 순매도,누적순매도 규모가 2만8천계약을 넘어섰다. 외국인 선물 투자자들은 그만큼 증시전망을 나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관련,황재훈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로 볼 때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도 이후 주가가 한차례 더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상당수 외국인이 선물가격 72∼73포인트에서 매도해 현재로선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선물가격이 추가적으로 오를 경우 매도 포지션 청산(환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선물 3월물 만기가 영업일 기준으로 16일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선물매도 포지션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지 정리될 것이란 점은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