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스템이 18일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지분 3%(205만1천주)를 장내에서 14억원에 매입, 최대주주로 떠오르면서 한컴의 경영권 분쟁이 류한웅 사장 측으로 기울 전망이다. 서울시스템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한컴의 지분을 1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무주공산'이었던 한컴의 확실한 최대주주로 자리잡게 됐다. 한컴의 공식 입장은 서울시스템과의 사업상 전략적 제휴가 지분매입의 이유라는 것이지만 지분매입이 전략적 제휴의 조건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근 전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류 사장은 서울시스템의 지분매입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여 서울시스템이 류 사장의 `우군'임을 내비쳤다. 담당 재무팀에서도 "경영진 차원에서 지분매입을 결정해 공시가 나간 뒤에서야 지분 매입사실을 알았다"고 말해 류 사장이 최대주주라는 가장 강력한 우군을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협상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서울시스템의 지분매입과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지난달부터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스템의 지분매입은 류 사장측이 이사회를 통해 김 전사장을 해임한 데이어 나온 `정해진 수순' 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서울시스템이 공시대로 한컴의 지분 10%를 차지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고 사실상 서울시스템의 지분과 견줄만한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한컴의 경영권은 류 사장 측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김 전 사장의 편에 섰던 것으로 알려졌던 한컴의 노조 역시 기업의 명예실추와 이사진의 불신임을 이유로 김 전 사장의 퇴임을 주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함으로써 김 전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김 전 사장은 자신을 해임한 이사회의 소집이 원인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해 여기에서 승소하는 방법 외에는 내보일 수 있는 `카드'가 없어진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