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차장인 최강일씨(36)는 3년 동안 주식투자를 해온 개인 투자자다. 지난해 3월 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가자 목돈 3천만원을 털어 친구가 귀뜸해준 종목에 "몰빵"을 쳤다. 하지만 증시 침체로 절반 가까이 손해를 본뒤 8월 이후에는 투자에서 손을 뗐다. 본전 생각에 올초 까지 재투자 기회를 노려왔던 최 차장은 최근 투자 방향을 바꿨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떨어지자 그는 HTS 시스템을 클릭하는 것 대신 증권사 수익증권 창구로 달려갔다. 펀드 가입이 그가 찾은 새로운 투자 대안이었다. "3년동안 틈틈이 직접투자를 했지만 재미를 전혀 못봤어요.장이 오른뒤 조급증에 못견뎌 투자에 나서고 그것도 한두 종목에 투자금을 모두 퍼부었지요.단타에 너무 치중해 결국 증권사의 배만 불려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동안 저의 투자패턴을 곰곰이 되짚어 보니 투자의 ABC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최 차장의 얘기에 공감하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같은 침체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4월 종합주가지수가 고점(937.61)을 찍은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난 종목이 전체의 3분의1에 달하자 증시에 환멸을 느끼고 발을 빼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거래소의 개인투자자 주식거래 비중이 지난해 평균 71.7%에서 올들어서는 60%로 급감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증시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지만 이들에게 주식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이라크전등의 외생 변수만 해결되면 주가가 재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또다시 손실을 볼까 두려워서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펀드 가입을 적극 권한다. 현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고 증시외적인 리스크가 풀리면 상승할 것으로 믿는다면 "시장을 사라"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간접투자는 분산투자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최 차장은 이미 어느 정도의 주식투자 경험이 있기 때문에 주가지수 흐름을 예측해서 가입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그의 성향상 가장 어울리는 상품이다. 펀드의 가격 변동이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상당히 유사하게 복제하기 때문에 주가지수 상승률과 동일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적은 금액으로 우량주에 분산투자하는 효과와 함께 0.3%의 거래세가 없어 비용부담이 적다는 강점도 있다. 또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면서 적금투자의 맛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적립식 펀드도 권할만 하다. 증권사나 은행등 펀드 판매창구의 상담원과들과 협의를 통해 자신의 성향과 장세및 금리추이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한 뒤 펀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