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다. 투자수익률의 잣대인 시중금리가 수렁에 빠진 듯 낮아지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까지 내려 앉았다.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예금의 '실질금리 0%' 시대에 돌입했다. 여윳돈을 조금이라도 불리기 위해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투자해도 연 5% 이상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려봐도 신통치 않다. 시중에 여유자금은 많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땐 투자신탁운용회사가 운용하고 증권사와 은행이 파는 펀드(수익증권)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잘만 고르면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투신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고객의 성향별 연령별 자금용도별로 펀드 투자도 '맞춤 시대'에 들어선 셈이다. 실적배당으로 고수익 노린다 과거 연 10%를 넘었던 시중금리는 2001년 5월 한자리 숫자에 진입한 뒤 '잠수'를 지속하고 있다. 여유자금 운용의 기본이랄 수 있는 은행 정기예금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낮은 금리 때문에 수신고가 줄어드는 추세다. 정기예금에 넣어 봤자 '돈이 불어나는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이제는 연 1.0%가 아니라 0.1%만 높아도 자금이 움직이는 시대다. 이같은 초저금리시대에는 은행에서 파는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실적배당상품이 더 유리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은행 예금정도의 수익률은 물론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투자를 통해 실적만 좋으면 기대 이상의 고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증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주식형 펀드 상품에 가입하면 나중에 주가가 오를때 그만큼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채권형 펀드도 정기예금이나 채권 직접투자보다 투자매력이 높다. 단순히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어 봤자 고작 연 4~5%의 수익률을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채권형 펀드는 전문성을 갖춘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채권 매매는 물론 각종 선진기법을 최대한 활용해 0.01%라도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애를 쓴다. 만기수익률 이외에 플러스 알파(α)의 수익률이 얹어진다면 투자 이점이 클 수 밖에 없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투신운용사들은 실적배당형 상품인 펀드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투신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판매를 맡는 증권사와 은행들이 '자산관리영업'을 강화하면서 고객의 성향에 따른 펀드상품을 적극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많다는게 투신 상품이 갖는 또다른 이점이다. 펀드상품은 그동안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으로 분류됐다. 최근에는 장기주택마련펀드 등 적립식 형태의 상품이 대거 나오고 있다. 특히 고객의 투자성향, 자금용도, 연령, 증시상황별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성장형 인덱스형 엄브렐러형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보수성향의 투자자라면 안정형과 차익거래형 원금보존형 채권형 등 가운데 고르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험적으로 고수익도 챙기고 싶으면서 만약의 손실도 최소화하고 싶은 투자자는 안정성장형, 전환형 또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적절하다. 적립식.전환형 펀드 노려라 여윳돈이 많지 않은 투자자는 적립식 상품에 가입하면 의외로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게 투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립식 펀드는 매월 일정금액을 붓거나 자유롭게 적립금을 정하는 것이다. 증시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적립식 펀드는 매달 자금이 들어오므로 주가 등락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 운용면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하락장세라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1~2년 동안 여유자금이 있다면 전환형 펀드도 골라볼 만하다. 전환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가 어느정도 수익률이 올라가면 채권형으로 바꿔 만기때까지 고수익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앞으로 1년동안 30% 이상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미래에셋투신운용)도 나온다. 따라서 지금이 전환형 펀드의 투자 적기라는 견해가 많다. 최근들어 펀드매니저 혼자서 운용하는 펀드보다 팀운용 또는 공동운용을 하는 투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펀드 상품도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펀드상품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고 상품 종류도 다양하면서 운용도 믿을 만하다. 초저금리시대에 펀드상품이 투자대안이 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