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6.9원 급등한 1천209.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3일의 1천210원 이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상승폭은같은해 7월26일의 19.5원 이후 가장 크다. 환율 급등은 이라크전 발발 지연 전망에 따라 달러가치가 상승한데다 무디스의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영향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7원이나 뛰어오른 1천202원으로 거래를 출발하며 1천200원대 벽을 가볍게 돌파했다. 이라크가 유엔사찰단에 협조한다는 소식에 전쟁 발발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고 이에따라 전날 해외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엔.달러환율이 상승한 여파다. 환율은 오전에 1천204원선에서 횡보했으나 오전장 마감 후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두 단계 낮췄다는 발표가 나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오후 한 때 전날보다 22.2원이나 높은 1천214.5원까지 치솟기도 했던 환율은 장마감무렵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세가 진정됐다. 이날 환율은 지난달 말 1천170.1원을 기록한 이래 7영업일만에 무려 39.1원이나상승한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6엔 오른 121.24엔을 나타내고 있다. 한미은행 딜링룸 류현정 과장은 "미리 달러를 사뒀던 해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상승세가 멈췄다"면서 "당분간 1천205∼1천21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은 "그동안 이라크전에 가려있던 북 핵 문제가 드디어 불거져나왔고 그로 인해 최근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단계 올라서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면 환율이 하락할 수도 있지만 확대되면 추가상승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원은 "무디스 발표 영향은 최근 환율상승세를 볼 때이미 어느정도 반영돼있었고 오늘은 발표당일 충격때문에 조금 더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밖에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에 시장이 진정되면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1천200원대 아래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