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논쟁'이 한창이다.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게 바닥이기에 논의 자체가 무의미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재에 '내성'(耐性)을 키워가는 모습을 바닥의 신호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공포 속에서 바닥이 다져지고 회의(懷疑) 속에서 상승이 시작된다는 오랜 투자 경험이 배어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한국이 외환위기의 원인이었던 '자아도취병'에 다시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금융시장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8년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때와 같은 충격에 빠져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런 쇼킹한 재료에도 시장은 제자리에 서있다. 이게 바닥을 만들어가는 산고였으면 좋으련만.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