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 건설 유통 등 내수관련 업종의 신용평가등급이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신용평가시장에 대한 2002년 평가와 올해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평가시장은 업종별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한신평이 회사채 신용등급을 평가한 2백86개사 가운데 등급이 올라간 기업은 총 41개였고 떨어진 곳은 35개였다. 특히 A-급 이상에서 상향조정된 기업은 전체의 40%를 웃돌았다. 신용등급이 좋은 기업일수록 평가결과가 개선됐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저금리기조와 소비심리의 호조, 부동산가격 급등에 힘입어 건설 유통 금융 등 내수관련 업종의 등급상향이 뚜렷했다. 은행의 경우 우리 조흥 부산은행 등이 모두 AA급을 회복했다. 반면 IT경기가 부진함을 면치 못함에 따라 전자 정밀기기 분야에서 등급이 떨어진 곳이 많았다. 벤처관련 CBO(채권담보부증권)풀에 편입된 업체의 부도가 발생한 점도 등급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투기등급 채권의 부도는 99년 이후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엔 IMF위기 이후 처음으로 투자등급(BBB-이상) 기업 가운데 부도를 낸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99년 대우사태, 2000년 새한의 워크아웃,2001년 하이닉스반도체의 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등 종전에는 채권시장에 대형손실을 빚은 사건이 잇따랐었다. '안정적''긍정적''부정적'등으로 표시되는 등급전망제도가 정착된 점도 지난해 신용평가시장의 특징으로 꼽혔다. 한신평은 올해에도 △내수경기 악화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등으로 등급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