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주가가 4.4분기 실적 악화와 올해 과다한 설비투자 등의 악재로 급전직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3일 SK텔레콤의 현재 주가가 '충분한' 가격 조정을 받은 상태여서 추가 조정폭은 그다지 크지 않겠지만 주가 회복은 다소 시기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장 출발부터 급락세를 보이다가 장후반 하한가로 곤두박질해 전날보다 3만2천500원 떨어진 18만5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텔레콤은 2001년 7월13일 18만4천500을 기록한 후 이날 처음으로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하한가 기록은 2000년 4월17일 이후 33월개월 만이다. SK텔레콤의 급락세는 4.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돈데다 올해 2조5천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급증에 대한 부담으로 국내외 증권사들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라 불거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마케팅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잉여현금흐름의 축소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지급 등 주식가치 상승을 위해 쓰일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19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하회'로 조정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러한 악재를 반영해 갑작스럽게 변경했다. LG투자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내렸고 한양증권은 30만원에서 26만5천원으로 내렸다. 또 동원증권도 33만원에서 28만5천원으로 내렸으며 우리증권도 31만원에서 소폭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동원증권은 SK텔레콤의 내년 잉여현금흐름이 2조4천636억원에서 1조3천61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주주 배당금도 애초 7천391억원에서 4천83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SK텔레콤의 올해와 내년 매출액은 각각 0.9%와 2.0% 상향 조정하지만 영업이익은 설비투자 증가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각각 9.8%와 6.9%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좋지 못한 영업실적과 향후 수익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은 단기적으로 주가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그나마 오는 27일 이동번호제도 변경안에 대한 통신위원회 통과 및 수정 여부에 주가회복의 향배가 달려 있지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