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D램 가격이 한국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회복의 정도가 D램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증시의 추세반전은 반도체 시장의 동향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분기 바닥,3분기 이후 회복'이라는 대체적인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더라도 현재 증시침체를 벗어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시장 컨센서스도 "지극히 낙관적"이라는 비관론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D램 공급과잉은 점차 해소,관건은 PC수요=최근 D램 가격 속락을 불러온 공급과잉은 올 상반기 중 해소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독일의 인피니언과 대만의 프로모스를 제외하고 삼성전자를 포함해 현재 3백㎜ 웨이퍼 설비에 투자하는 업체들의 양산시기는 대부분 내년 이후"라며 "올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어서 D램 수급 호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수요측면이다.


D램 생산량의 75% 가량을 사용하는 PC시장의 회복 여부가 변수다.


지난 1999∼2000년 밀레니엄 수요 이후 교체주기가 올해부터 도래한다는 게 낙관론의 배경.그러나 교체수요를 일으킬 기업의 수익성 개선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장의 시나리오대로 하반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PC수요 회복과 함께 D램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대증권 경제조사팀 전종우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쟁위험 이면에는 미국기업들의 수익성 회복이 올해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가 깔려 있다"며 "PC경기의 회복에 대한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견조한 실적유지 가능할까=대신증권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2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1조7천억원 안팎으로 1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D램 가격하락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이유다.


결국 D램과 TFT-LCD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정보통신기기와 디지털가전부문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진 연구원은 "D램부문이 부진하더라도 판매관리비 등 비용부문의 축소로 휴대폰 등 정보통신부문과 가전부문의 이익은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휴대폰은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1천4백만대 이상의 매출도 기대되며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