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섣불리 증시에 뛰어들지 못하고 한발물러선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2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7조6천179억원으로 사흘째감소세를 보이며 테러직후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거래대금 역시 급락세로 전날 1조1천678억원을 기록한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2001년 10월30일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 위축에 대해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핵 문제 등의지정학적 불확실성에다 뚜렷하지 않은 기업들의 실적모멘텀이 겹쳐 빚어지고 있는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심리위축, 유가.환율 부담, 안정자산 선호경향 등의 환경도 증시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박문광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요소가 상존하고 소비경기 역시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게다가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1분기 중 개선되리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S&P500 기업들의 작년 4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다 국내 기업들의 향후 1분기 실적도 작년 1분기에 비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급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미-이라크 전쟁 변수"라면서 "지수상으로는 분명히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나 주변환경의 불확실성이 이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증시의 관망세가 적어도 미-이라크 전쟁개시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박 연구원은 지수가 한 단계 하락하거나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 증시로 자금이 몰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